양양에 다녀와 밀린 숙제(일기, 서평 등의 글쓰기)를 좀 하고
새벽이 되었는데 잠이 잘 오지 않아
위스키를 몇 잔 마시고 덕분에 숙면을 취했다.
예전에는 2~3시간 정도 운전하는 건 매일 할 수도 있었다.
집에서 한번 나가면 부산에 들러 점심을 먹고
김해서 가서 커피를 한잔 마시고
쉬지도 않고 또 운전해 광주에서 가서 저녁을 먹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다음 날 역시 아침에 일어나 해장국 한 그릇하고
전주, 익산을 거쳐 대전까지 가서 점심을 먹고 복귀했다.
1박 2일쯤 운전은 정말 아무 일도 아니었는데
이제는 양양만 다녀와도 피곤함에 잠도 잘 안 온다.
늙음이 싫지는 않은데 좀 불편하기는 하다.
이 불편함 때문에 어른들이 그렇게 필사적으로
나이 먹기를 싫어했나 보다.
불편하지 않으려면 우선은 건강해야 한다.
건강이 전부다 꼭 잘 지켜가자!!
또 비가 계속 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일요일 아침 하늘은 깨끗하게 맑아 있다.
비가 온 뒤라 그런지 공기가 시리도록 맑다.
이제 나무들이 제법 울긋불긋 물들어 간다.
기온이 최저 7도까지 떨어졌다.
시리도록 맑은 공기를 마시며
오전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다.
오늘은 이발하는 날이다.
아메바는 집에서 동영강 강의를 듣게 두고
박여사와 나는 미용실로 이동했다.
나는 2주에 한 번씩 머리를 자르고
박여사는 두 달에 한번 정도 뿌리 염색을 한다.
오늘 보니 나도 흰머리가 제법 많이 났다.
하지만 새치 염색은 아직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이미 오래전에 머리가 빠지면 빡빡 밀고
새치가 늘면 모든 머리를 백발로 탈색할 것이라 마음먹었다.
책을 한 권 가져가 미용실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는데
내용이 제법 흥미롭다.
불안의 이유를 철학적으로 풀어쓴 책인데
읽어나갈수록 재미있다.
빠르게 머리를 정리하고 고기와 육회를 사러 간다.
집에서 먹는 고기는 두 종류이다.
코스트코에서 대량구입 후 소분 헤서 먹거나
에버랜드 가는 길에 있는 대형 정육 유통업체
또박이 축산, 별난 푸줏간에서 사서 먹는다.
여기는 육회가 정말 싸고 신선하고 맛있다.
아메바가 정말 좋아하는 메뉴로 300~400g은 혼자서 뚝딱이다.
고기도 모두 한우와 한돈만 취급하는데
선도도 좋고 품질도 우수하다.
육회와 다른 육류를 일주일분 구입하고
바로 옆에 커스텀 커피에 잠시 들렀다.
물론 박여사의 요청으로 간 것이다.
난 아직도 커피 맛을 잘 모르겠다.
판매점과 로스팅 공장까지 있는 대형매장인데
검색해 보니 본사는 근처인 용인 동백동에 있고
이 지점은 더하우스라는 이름의 직영점이었다.
커스텀 커피는 특히 라테가 맛있다고 하여 한 모금 얻어먹었는데
폴바셋과 비슷한 느낌인데 뭔가 더 진하고 깊은 맛이 있었다.
라테 맛집 인정.
카페에서 나와서 출발하려는데
머리 위 파란 하늘 위로
비행기가 날아가면서 생긴 비행운이 너무도 진하게 보였다.
또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이 느껴진다.
이것도 약간 병인 것 같다.
조용한 휴양지도 물론 좋은데 고생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래서 오지로 오지로 그렇게 찾아서 다녔는데
나이를 먹어도 이 기질이 잘 버려지지 않는다.
역마살이라는 것이 있다더니 진짜 있는 지도 모르겠다.
오늘따라 인도랑 티베트가 그립다.
집으로 돌아와 옷만 가볍게 갈아입고 체육관으로 향한다.
오랜만에 오후에 운동을 가는 것 같다.
가는 길이 이제는 완연한 가을이다.
은행나무의 잎들은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고
플라타너스는 벌써 낙엽이 한창이다.
낙엽 밟는 소리는 정말 매력적이다.
마치 가을의 속삭임 같다.
그 사르르 사각거리는 소리는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내일은 다시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된다.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한다고 생각하겠지만
결코 같은 날은 없다.
내일은 완전히 다른 하루이고 다른 한주이다.
그러니 새 술은 새 부대에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가자
그 새로운 마음이 바로 내일에 대한 기대감이다.
돌아보면 반복되는 내일의 나를 살게 하는 힘은 기대감이었다.
보통은 일상 속에서 지치고 힘들 때 기대감이라는
신비한 에너지를 통해 다시 힘을 얻곤 한다.
그 작은 희망이 나를 지속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기대감은 삶에 색을 입힌다.
아침에 눈을 뜨며 새로운 하루를 기대하게 만들고
그 하루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게 만든다.
그 작은 기대감들이 쌓여 큰 기쁨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는 마치 어두운 터널 끝에 보이는 희미한 빛처럼
인생이라는 여정을 밝게 비춰주는 스포트라이트 같은 것이다.
기대감은 단지 기분이 아니다.
이것은 목표를 향한 도전을 가능하게 한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그 결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찬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성장하고
그 경험을 통해 더 나은 자신을 만들어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기대감이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게 한다.
사람과의 관계도 어쩌면 기대감으로 지속된다.
누군가의 만남을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기대하며 느끼는 따뜻함
이러한 감정들이 우리의 인간관계를 더 깊고 의미 있게 만든다.
기대감은 사람들 사이의 연결을 강화하고
그 속에서 우리는 더 많은 사랑과 행복을 경험한다.
서운함이라는 감정도 기대보다 더 내어준 자신에게
생기는 감정인 것이다.
기대감은 늘 내일의 나를 살게 하는 힘이었다.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발걸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기대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마치
매일의 작은 기적을 경험하는 것과 같다.
그러니 기대하며 살아가자
내일은 분명 오늘보다 질 것이다.
그리고 결국 나아졌다.
이렇게 말해보자.
늘 '될 것이다' 보다는 '되었다'가 말에 힘이 있다.
주말이 거의 다 지나가고 있다.
다음 주부터는 단풍이 본격시작이다.
다가오는 겨울을 환영하여 맞이하며
지나가는 가을과는 잘 인사하자.
편안한 밤 되길.
새로운 한 주의 건투를
그리고 매일 새로울 그대들의 인생을 격하게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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