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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130일 완결)

2024년 10월 18일~19일, 백수생활 91일째, 부모라는 꽃이지면 자식이라는 열매가 맞는다.

by SSODANIST 2024.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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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음을 해서 그런지 아침부터 머리가 맑지는 않다.

아메바는 학교에 가고 박여사는 네일숍으로 가고

나는 일어나 물을 좀 마시고 인사를 하고 책상에 앉았다.

비 오는 소리가 너무 좋아서 창을 열었는데

비가 내리며 나무와 풀들에 부딪히는 소리가 너무 좋다.

 

 

그랬다. 나는 비오는 걸 무척이나 좋아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업무 연과성과 그 영향 때문에 거의 7~8년을 

비 오는걸 별로 달갑지 않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런 마음에 부담 없이 비 내리는 모습과

빗소리를 감상할수 있으니 행복하기까지 했다.

비 오는 풍경 아래로 한 달 전 심어놓은 국화화분이

너무도 탐스럽게 피어있어 보는 재미가 두 배다.

가을비 치고는 좀 과하게 내린다 싶은데

그럼에도 시원하게 쏟아지니 가슴도 뻥 뚫리는 기분이다.

 

좀 쉬다 보니 박여사가 점심을 먹으러 나가자고 한다.

어제 과음했으니 해장을 하러 가자는 것이다.

선택지는 칼국수, 버섯 찌게, 짬뽕 등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모두 좋아하는 메뉴지만 

그때는 왠지 칼칼하고 국물 시원한 버섯찌개를 먹고 싶었다.

집에서 가깝고 주차도 편리해 바로 준비하고 나갔다.

 

https://naver.me/xylIc9x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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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처럼 매운탕 집은 아니고

버섯을 베이스로 한 육수를 매운탕 형식의 국물로 하고

거기에 해물이나 쇠고기를 넣어 먹는 샤부샤부형식이다.

라이트 한 버전의 등촌칼국수 스타일이 비슷한 표현 같다.

비 오는 소리 들으며 태라스에 앉아서

뜨끈한 국물요리를 먹으며 해장을 하고 있으니

세상 다 가진 느낌이다. ㅎ

비가 오며 낙엽이 제법 떨어져 가을 분위기 물씬이다.

먼저 고기와 야채를 넣어 익혀먹고 그다음 칼국수

그다음은 볶음밥을 만들어 먹는 것은 다른 가게들과 비슷하다.

그런데 육수가 맛있어서 그런지 맛집이라 부를 만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박여사병원방문일이라 서둘러 드레싱을 하러 갔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새살이 제법 올라왔고

치료경과가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

손에 하는 처치가 점점 가벼워지고 있어 편안해하고 있다.

 

바로 또 일정이 있어 급히 집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비는 많이 오고 있었다.

 

나는 준비해서 강원도로 출발한다.

아버지 생신이라 고향에 가는데

아메바의 학원일정 시험일정 때문에

이번에는 아베바와 박여사는 함께 못 가고

혼자 다녀오게 되었다.

거의 비슷하게 집에서 나와 박여사는 아메바 쪽으로

나는 강원도로 핸들을 틀고 움직였다.

 

금요일 퇴근시간 전인데 생각보다 도로가 한산하다.

비는 오지만 막힘없이 갈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이전에는 4시간을 꼬박 다니던 길인데

2시간 반이면 충분히 다닐 수 있으니 도로여건이 정말 좋아졌다.

물론 그 좋아진 도로여건 때문에 관광객들이 많아.

늘 귀성행렬때와 비슷한 도로를 다녀야 하는 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파도도 없는 동네를 서핑의 고장으로 마케팅을 해서.

유흥의 도시라는 오명을 쓰기까지 얼마 걸리지도 않았다.

요즘은 양양 놀러 다녀온 사람은 믿고 거른다는 말까지 생겼다고 하니

그 부작용을 알만도 하다.

어쩌다 조용한 어촌 산촌 마을 이미지가 그 모양인지 안타깝다.

 

배가 고프던 안 고프던 고속도로에 오르면

꼭 해야 하는 의식 중하나 가 휴게소 라면시식이다.

이번에는 홍천 휴게소에서 라면과 공깃밥을 시켰는데

역시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맛이다.

휴게소라 맛있는 걸까?

아니면 나와서 먹어서 맛있는 걸까?

그것도 아니면 화력?

임상적으로 휴게소 라면이 맛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렇게 2시간을 조금 넘게 달려 고향에 도착했다.

동생네 가족이 케이크를 사가지고 온다기에

아버지와 이야기 나누며 마른오징어에 맥주 2캔을 마시고 있으니

모임에 가셨던 어머님이 돌아오셨고

잠시 후 동생 가족이 도착했다.

 

12시를 넘기면 안 되니 빠르게 생일 케이크에 불을 붙이고 노래를 불렀다.

케이크는 아니고 도넛을 케이크모양으로 만들었는데

나름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았다.

도넛도 맛이 괜찮았다.

아직 국내에 매장이 3개뿐인데

멀지 않은 시기 잠시 인기를 끌지 않을까?

 

생일파티를 하는데 늘 옆에 있던 두 사람이 없으니 좀 허전했다.

톰과 제리처럼 매일 싸우는 모습이라지만

눈앞에 안 보이니 좀 섭섭했다.

좋아할 먹거리도 많은데..

이래서 가족은 같이 다녀야 한다.

 

그렇게 간단한 생일파티를 끝내고 

간단하게 소주 한잔 마시고 자려고 했는데

안주를 내어주시는데 이게 또 간단히 먹고 잘 수 있는 안주가 아니다.

솔향 가득한 귀한 자연산 양양송이와 동해안 문어

그리고 집에서 정성껏 기른 사과대추까지...

결국 작은 소주피티를 한병 꺼내 좋은 안주에 다 마시고

누울 수 있었다.

역시 좋은 안주에는 참을 수 없다.

아직도 송이 향이 나는 것 같다.

 

시골에도 비가 하루종일 온다.

밖에 나가는 걸 싫어하시는 아버님덕에

생일인데 삼시 세 끼를 집에서 모두 해결했다.

한 끼 정도 밖에서 드실 만도 한데 비가 와서 더 나가기 싫다고 하신다.

오늘은 심지어 양양장날인데..

장구경이라고 하면 좋으련만...

하긴 비가와서 장도 잘 안섯을 것이다.

그래서 점심을 좀 늦게 먹고 나는 돌아왔다.

 

오는 길 트렁크에는 늘 그랬듯 먹거리가 한가득이다.

배추, 무, 대파, 김치 3종, 호박, 배, 단감, 배즙, 밤....

많이도 준비해서 주셨다.

생일이라고 왔는데 늘 돌아갈 때 더 많이 받아가는 느낌이다.

얼마나 다행인가 믿고 먹을 먹거리도 없는 세상에

농사로 지은 쌀부터 곡식, 야채, 과일을 먹을 수 있으니

도착하자마자 받아온 재료로 배춧국을 끓이고

김치 3종으로 아주 저녁식사를 했다.

역시 재료가 좋으니 맛도 좋다.

 

아버지와 단둘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아주 오랜만에 나눴다.

부모라는 꽃이 지면 자식이라는 열매가 맺는다

나는 그 희생에 걸맞은 열매가 되어가고 있는지

그리고 내 자식을 위해 충분히 피어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부모는 마치 꽃과 같다.

그들의 사랑과 희생은 아름답게 피어나며

자식을 위한 헌신은 꽃의 향기처럼 주변에 퍼진다.

하지만 이 꽃에서 맺히는 열매는 결국 자식이다.
부모가 자식을 키우는 과정 또한 마치 꽃이 열매를 맺는 과정과도 같다.

처음 작은 싹이 틀 때부터 세심한 관리와 보살핌이 필요하다.

부모는 자식을 위해 끊임없이 물을 주고, 햇빛을 제공하며, 바람으로부터 보호한다.

그렇게 자식은 점차 성장하며 자신의 모습을 찾아간다.

꽃이 피어나는 순간은 짧지만, 그 아름다움은 오래도록 기억된다. 

부모의 사랑과 희생도 마찬가지다. 

자식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때로는 자신보다 자식을 우선시하며 살아간다. 

그 사랑과 헌신이 자식에게는 큰 힘이 되고, 자식을 성장시키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열매가 맺히는 순간, 부모의 노력과 사랑은 결실을 맺는다. 

자식은 부모의 가르침과 사랑을 바탕으로 세상에 나아가 자신의 길을 개척한다. 

부모의 꿈과 희망은 자식의 성공과 행복으로 이어지며, 그것이 바로 부모의 가장 큰 보람이 된다.

그래서 부모가 되어야 부모의 마음을 아는 것이다.

부모라는 꽃은 자식이라는 열매로 그 아름다움을 완성한다. 

부모의 사랑과 헌신은 자식을 통해 새로운 생명과 희망을 낳으며,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렇게 우리는 자식으로서 부모로서 그 사랑을 이어가야 한다.

부모라는 꽃이 피어나는 곳에서 자식이라는 열매가 맺히는 것

그 꽃과 열매가 세상가장 아름다운 결실 아닐까?

자식으로서 부모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주말이다.

 

내일은 먹구름이 모두 없어지고 맑은 하늘을 보면 좋겠다.

하루남은 휴일 모두 편안하고 행복하길 빌어본다.

 

편안한 밤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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