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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뛰고 & 5분 글쓰고

매일 5분 뛰고 5분 글쓰기_2025년 10월 19일_생각이 문제고 생각이 답이다.

by SSODANIST 2025.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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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는 다른 일요일을 맞이하다.

긴 휴가 뒤의 일요일 아침이다.

오랜만에 책도 오래 보고, 보고 싶었던 영화도 보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다 새벽 3시가 넘어 잠들었다. 마음이 풀어진 탓인지 조금 늦잠을 잤다. 비는 오지 않았고, 구름이 많았다. 하지만 뭉게구름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이 유독 맑게 보이는 하루의 시작이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극도의 불안이 함께 하는 공황증세와 갑자기 빠져버린 살 때문에 주말이면 누워만 있고 싶었다. 의지도 체력도 없어서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버거웠다. 하루 종일 누워 있는 게 전부였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눈을 뜨면 이불부터 정리한다. 바로 물 한 잔을 마시고 할 일을 찾는다. 이 작은 변화가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지금은 안다.

작은 일상이 주는 기쁨

분리수거 쓰레기를 모으고 정리해서 버린다. 쓰레기가 있던 자리를 솔로 깨끗이 씻어낸다. 3층에서 지하까지 엘리베이터 없이 왔다 갔다 하다 보면 어느새 땀이 나기 시작한다.

집에 키우는 화분들에 물을 준다. 주방 창에 3개, 거실에 2개, 베란다에 7개, 썬룸에 5개. 물통을 들고 오가다 보니 벌써 허기가 진다. 땀이 흐르고 배가 고프지만, 기분은 좋다.

뭔가 하고 있다는 것. 할 일이 있다는 것. 움직이고 숨 쉬고 있다는 것. 그리고 내가 살아 있다는 것. 이 자체가 기쁨이고 행복이다.

더운 한여름, 주인인 내 마음과 몸이 병들어 있을 때 잘 챙겨주지 못했는데, 그 힘든 계절을 잘 이겨내고 살아내 준 식물들이 고맙다. 더 힘내서 물을 더욱 흠뻑 주며, 나는 이 작은 초록 생명들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

체육관으로 향하는 발걸음

간단히 밥을 챙기고 옷을 갈아입고 신발 끈을 조인다. 그리고 체육관으로 뛰어간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지만, 한 바퀴 빙 돌아 뛰면 제법 몸이 달아오른다.

오늘도 빠지지 않았다.

체육관에 도착해 환복을 하고 다시 운동을 시작한다. 이제는 제법 자연스럽게 웨이트 기구를 다루고, 나름의 루틴을 만들어 운동한다.

예전에는 달랐다. 운동도 잘 못하고, 몸도 별로고, 기구도 못 다루는 나를 다른 사람들이 쳐다보는 게 부끄럽고 약간 두려웠다. 체육관에 가는 것을 머뭇거렸다.

그러나 이제는 알 것 같다. 사람들은 그렇게 나에게 관심이 없다. 자기 운동 하기도 바쁜 시간에, 누가 나 따위를 신경 쓸까. 혼자서 그 아까운 고민의 시간을 보냈던 내가 참 어리석었다.

핑계를 버리고, 매일을 선택하다

돌이켜보니 지금까지 핑계가 너무 많았다.

"매주 3일은 해야지." "매주 2일은 꼭 하자." 이렇게 마음먹었던 일들은 모두 중도에 포기했던 것 같다. 기분이 좋으면 하고, 컨디션이 좋으면 했다. 하지만 핑계는 늘 넘쳐났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 야근이 있어서. 기분이 별로여서. 쉬어 간 날들이 너무도 많았다. 스스로에게 핑계를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그 핑계를 아예 없애버렸다. 나는 그냥 매일 하기로 했다. 그리고 가끔 하루 쉴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다만 하는 날과 쉬는 날을 미리 정해 놓지 않음으로써, 스스로의 멘털 블로커를 깨버렸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핑계가 없다.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역시 생각이 문제고 생각이 답이다.

공원을 걷는 오후

일요일 일몰 율동공원에서

 

운동을 하고 나서 아내와 공원을 한 바퀴 걸었다. 체육관에서 한참 땀을 흘리고 나왔지만, 밖에서 자연을 보며 여유 있게 걷는 운동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공원에 유독 사람들이 많다. 지나가 버린 계절을 환호하는 것인지, 지나간 계절이 아쉬운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무척이나 짧아진 이 계절, 가을을 즐기고 있었다.

오늘이라는 선물

이렇게 주말이 마무리되어 간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정말 지나가는 시간이 너무도 아쉽고 아깝다. 그렇기에 주어진 시간, 살아가는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서 어제는 히스토리고, 내일은 미스터리이며, 오늘은 선물이자 기쁨이다.

 

어제는 이미 지나간 페이지다. 우리가 아무리 그 장을 다시 펼쳐보려 해도, 거기 적힌 글자들은 변하지 않는다. 후회는 과거를 바꾸지 못하지만, 오늘을 살아갈 힘은 앗아간다. 그러니 어제의 실수는 교훈으로 간직하되, 그 무게에 짓눌려 오늘을 허비하면 안 된다.

 

내일은 아직 펼쳐지지 않은 빈 캔버스다. 우리는 그 위에 무엇이 그려질지 알 수 없다. 걱정은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을 미리 살아보는 것이지만, 정작 오늘이라는 붓을 놓치게 만든다. 미래는 준비할 수 있지만, 통제할 수는 없다.

 

그래서 오늘은 선물이다. 숨 쉬고, 느끼고, 사랑하고, 도전할 수 있는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눈앞에 놓인 작은 기쁨들을 발견하자.

따뜻한 커피 한 잔, 누군가의 미소, 창밖의 햇살, 화분에서 새로 돋아난 작은 잎, 운동 후 느껴지는 상쾌한 땀, 함께 걷는 사람의 손길—이 모든 것이 오늘이라는 선물 안에 담긴 보석들이다.

 

과거의 그림자와 미래의 안개 사이에서, 오늘이라는 유일한 현실을 붙잡자.

바로 지금, 이 순간이 나의 인생이다. 이 선물을 소중히 여기고, 온전히 살아내자.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택이다.

 

오늘 하루도 잘 살아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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