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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뛰고 & 5분 글쓰고

매일 5분 뛰고 5분 글쓰기_2026년 2월 18일 (수요일)_100가지 용기이야기 #73_뿌리의 용기_고향과 가족, 그리고 나

by SSODANIST 2026.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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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맑음, 설날의 고요함

기온: 최저 -3도, 최고 7도 


설 연휴가 끝나간다. 아침 일찍 일어났다. 고향집 새벽은 도시와 다르다. 조용하다. 새가 없고, 차 소리가 없고, 아파트 층간 소음이 없다. 그냥 고요하다. 그 고요함 속에서 혼자 달리러 나갔다.

어제보다 더 추웠다. 영하 7도. 입에서 하얀 입김이 나왔다. 7분을 뛰었다. 고향 마을 길을. 아직 아무도 없는 새벽. 혼자였다. 하지만 외롭지 않았다. 고향 땅을 밟고 있으니까. 어릴 때 이 땅에서 뛰어놀았으니까. 이 땅이 나를 키웠으니까.

요즘은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 40년을 넘게 살면서 차례를 지낼 때마다 형식적이었다. "빨리 끝내고 밥 먹자." 그런데 제사가 없어진 오늘 문득 생각했다. 나는 어디서 왔는가. 이 땅에서, 이 사람들에게서. 뿌리다. 나의 뿌리.

가족이 둘러앉아 아침 밥을 먹었다. 어머니가 차려주신 떡국. 뜨겁고 구수하다. 이 맛을 1년 만에 먹는다. 48년간 이 맛을 먹고 자랐는데 이제야 소중함을 안다. 맛을 천천히 느꼈다. 달고, 짜고, 구수하고, 따뜻하다. 어머니의 손맛이다. 사랑의 맛이다.

 

오후, 아들이 할아버지 할머니께 세배를 드렸다. 부모님이 용돈을 주시며 환하게 웃으셨다. 그 웃음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웠다. 손자가 크는 걸 보시는 기쁨. 그 기쁨을 자주 드리지 못한 것이 죄송했다. 더 자주 왔어야 했는데.

저녁,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아들이 잠들었다. 뒷자리에서 곤히 자는 아들. 아내는 조수석에서 눈을 감았다. 고속도로. 가로등이 하나씩 지나갔다. 그 불빛 속에서 생각했다. 나는 뿌리가 있는 사람이다. 강원도 산골에 뿌리가 있다. 부모님이라는 뿌리가. 그 뿌리가 있기에 도시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살았다. 1년 전 공황장애가 왔을 때도 버텼다. 뿌리가 있었으니까. 뿌리의 용기. 고향을 기억하는 용기. 부모님을 기억하는 용기. 그것이 삶의 힘이라는 것을.


🌱 뿌리에 대하여

저녁, 집에 돌아와 잠들기 전 노트를 펼쳤다. 나무에 대해 생각했다. 나무는 뿌리가 깊을수록 크게 자란다. 태풍이 와도 뿌리가 깊으면 쓰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뿌리가 얕으면 작은 바람에도 넘어진다.

사람도 그렇다. 뿌리가 깊은 사람은 흔들려도 쓰러지지 않는다. 뿌리가 어디서 오는가. 고향에서, 가족에서, 부모에게서. 나는 강원도 산골에서 났다. 가난했지만 따뜻했다. 넉넉하지 않았지만 사랑이 넘쳤다. 그 뿌리가 48년간 나를 지탱했다.

 

1년 전 공황장애가 왔을 때도. 뿌리 덕분에 버텼다. 쓰러질 것 같았지만 뿌리가 잡아줬다. 어릴 때 부모님이 가르쳐주신 것들. 성실하게 살아라, 거짓말하지 마라, 남에게 피해 주지 마라. 그 뿌리가 위기의 순간 나를 잡아줬다.

오늘 설날. 뿌리로 돌아왔다. 부모님을 봤다. 고향 밥을 먹었다.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달라졌다. 뿌리를 다시 확인했으니까. 흔들려도 괜찮다. 뿌리가 있으니까.


💪 뿌리를 잊었던 세월들

솔직하게 적었다. 20대에 고향을 떠나면서 뿌리를 잊으려 했다. 촌스럽다고 생각했다. 강원도 사투리를 숨겼다. 고향 이야기를 안 했다. 도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뿌리를 부끄러워했다.

30대에 더 심해졌다. 성공하고 싶었다. 고향은 과거였다. 앞만 봤다. 부모님께 자주 안 갔다. 명절에만 의무적으로. 뿌리를 잊고 가지만 키우려 했다. 하지만 가지가 아무리 자라도 뿌리 없이는 쓰러진다.

1년 전 공황장애가 왔을 때. 뿌리가 흔들렸다. 아니, 뿌리를 잊고 살아서 흔들린 것이다. 고향도, 부모님도, 어릴 때의 나도 잊었다.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래서 쓰러진 것이다.

6개월 전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뿌리를 다시 찾기 시작했다. 72일간 글을 쓰면서 뿌리를 돌아봤다. 그리고 오늘, 고향에 와서 뿌리를 직접 만졌다. 부모님의 손을 잡으며.


🏃‍♂️ 설날 새벽 달리기

오늘 아침 달리기는 특별했다. 설날 새벽, 강원도 고향 마을 길을. 영하의 날씨. 하얀 입김. 고요한 새벽. 6개월 넘게 달렸지만 오늘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뛰면서 48년을 돌아봤다. 이 땅에서 태어났다. 이 산을 보며 자랐다. 이 공기를 마시며 커졌다. 그리고 도시로 갔다. 성공을 위해. 하지만 진짜 나는 이 땅에 있었다. 뿌리가 여기 있었다.

7분을 뛰고 돌담 위에 앉았다. 동이 트기 시작했다. 강원도의 일출은 특별하다. 산 너머로 빛이 퍼졌다. 48년 전 부모님도 이 일출을 봤을 것이다. 그 빛 아래서 나를 키웠을 것이다. 감사했다. 정말로.


🌙 돌아오는 길의 생각들

저녁, 차 안에서 혼자 생각했다. 아내와 아들은 자고. 라디오에서 설날 노래가 흘렀다. 고속도로 불빛들이 지나갔다.

생각했다. 나는 얼마나 자주 뿌리를 찾아가는가. 1년에 두 번. 명절에만. 그것으로 충분한가. 부모님이 건강하게 계신 지금, 더 자주 가야 한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아버지가 편찮으실 때, 어머니가 힘드실 때 달려가는 게 아니라. 건강하실 때, 웃으실 수 있을 때 함께 있어야 한다.

오늘 부모님이 아들과 함께 웃으시는 모습을 봤다. 그것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 순간을 더 자주 만들겠다. 분기에 한 번, 아니 두 달에 한 번이라도. 뿌리로 돌아가겠다. 고향으로, 부모님께로. 뿌리의 용기, 그것이 흔들리지 않는 삶의 기반이다.


✨ 뿌리를 기억하는 법

노트에 실천 방법을 적었다.

첫째, "정기적으로 고향 가기". 명절만이 아니라 자주. 두 달에 한 번이라도.

둘째, "부모님께 자주 전화하기". 주 1회 이상.

셋째, "고향 이야기 자주 하기". 아들에게, 아내에게.

넷째, "감사 표현하기". 다음에 갈 때 꼭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기.

다섯째, "부모님 이야기 듣기". 그분들의 삶, 고생, 꿈.

여섯째, "뿌리 기록하기". 고향에서 있었던 일들을 글로 남기기.

일곱째, "현재에 감사하기". 부모님이 살아계신 지금이 가장 소중하다.


🌟 오늘의 약속

눈을 감으며 다짐했다. 뿌리를 잊지 않겠다. 고향을 기억하겠다. 부모님을 기억하겠다. 더 자주 가겠다. 더 자주 전화하겠다. 뿌리의 용기, 그것이 흔들리지 않는 삶이다.


오늘 설날, 뿌리로 돌아갔다.

내일은 일상으로. 하지만 뿌리를 가지고 간다.

고향의 공기를, 부모님의 따뜻함을, 어머니의 떡국 맛을.

그 뿌리가 나를 지탱할 것이다. 앞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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