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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130일 완결)

2024년 3월 9일, 금주 69일째,

by SSODANIST 2024.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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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주말이다.

마음이 편하지 않다.

어제는 잠에 들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결국 아침이 다 되어서야 두 시간 남짓 잠을 잔것 같다.

어제 부터 이어지는 시원 섭섭한 감정과 미안한 감정들 

그리고 감사한 마음까지 만감이 교차하고 있다.

 

몇 일이나 지속 되려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이번의 위기가 금주를 지속 할수 있을 지의 분수령이 될것 같다.

이전에도 비슷한 감정의 움직임이 있을때면 

늘 술을  찾았고 의지 했었다.

술 기운과 생활을 함께 했으며

알콜과 함께 저녁을 시작했고

술과 함께 잠이 들었다.

 

잊고 싶은 것이 있으니 술 생각이 더 간절했던것 같다.

사실 생각해 보면 술을 마신다고

해결방법이나 결과가 뚜렸이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현실 도피에 가까운 것이었다.

 

술이 깨면 다시 현실을 자각하게 되고

다시 잊기위해 술을 마시고의 반복이었다.

잘 이겨내야 할 텐데 잘 넘어가야 할 텐데

여전히 마음은 겨울 칼바람 속 갈대보다도 더 흔들리고 먹먹하다.

 

이래서 의도적으로 생각하는 행위를 가끔은 멈추어야 하는것 같다.

생각을 통해서만 창조되는 결과물들이 있다.

이것들이 모두 긍정적으면 좋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생각을 멈추는 연습을 하자!!

그리고 긍정의 기운만을 느끼며 살아보자!

 

나름 특별한 주말이다.

이사를 하고 처음으로 부모님과 동생내외가 집에 놀러왔다.

오랫만에 집이 북적북적 사람사는 소리가 난다.

둘러앉아 음식을 먹고 간식을 함께하며  명절과 비슷한 주말을 보내고 있다.

 

다만 이전의 상황과 많이 달라진점은 더이상 가족이 모여도 술이 없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술이라고하면 다른 어떤 집 부럽지 않게 마셨는데

아버지도 큰 수술 후 금주/금연을 선택하셨고

동생도 아주가끔 맥주 한 잔 정도다.

내가 술을 안하니 매제도 술생각이 안나는것  같다.

유일하게 전 여자친구가 술을 한잔씩 하는데

그 마저도 맥주던 와인이던 위스키던 한 두잔 정도이니

정말  가족 모임 분위기가 상전벽해를 이루었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술을 마시지 않으니 단조로왔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낮에는 각자 생활 해가지면 술자리의 단순했던 스케줄이 풍성해 지기 시작했다.

이 또한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술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일상에 더하기를 시작한 것이다.

함께할 무엇인가를 찾고 함께하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되었다.

 

서울스카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중

 

그렇게 오늘은 서울스카이를 다녀왔다.

요즘도 즐기시는것은 아니지만 정말 다니기 싫어 하시는 아버님이

요즘은 못이기는척 잘 따라와 주신다. 이 분도 참 많이 변했다.

 

 

국내 가장 높은 건물에 올라 가장 높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70년대 서울 살이 이야기를 늘어놓으시고는

예전에 살았던 장소를 멀리 찾으시면서 즐거워 하시는것을 보며

이 어렵지도 않은것을 왜 이제야 한것인가?

이 멀지도 않은 곳을 이제야 모시고 온것인가?

후회가 많이 들었다.

더 자주 모시고 다녀야 겠다.

 

월드타워 122층 엔젤리너스에서

 

함께하는 것들이 많아지니

저녁자리가 풍성해 진다.

그렇게 오랫만에 절간같던 집이

이야기로 가득하고 웃음으로 채워진 주말이었다.

 

술이 없어도 충분히 즐거움에 취할 수 있는 인생이고

술말고도 충분히 즐길 것이 많은 삶이다.

그러한 삶에 감사하며 만족하며 

주말을 보내고 있다.

 

여전히 금주는 진행중이며 이상무 이다.

모두 편안한 주말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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