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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

2024년 3월 22일, 금주 82일째, 그만두기의 기술

by SSODANIST 2024.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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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 온 금요일 오랫만에 비가 내렸다.

봄 비라고 느껴질 정도로 날씨가 포근했다.

날씨도 우중충하고 기분도 싱숭생숭 

정말 어디 허름한 술집에 쳐박혀서 낮술하기 좋은 날이다.

술을 마시고 싶다기 보다 그냥 기분이 그런 날이다.

습기 가득하고 차분히 내려 앉은 누구나 다 아는 그런 기분의 날이다.

 

최근 일터가 좀 혼란 스럽다.

갑자스러운 조직변경 보직변경 인사이동 

면직되는 인원이 있고 누군가는 새로운 리더가 된다.

이 모든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느껴지면 좋으련만

언제나 어디서나 그렇듯 인사이동에는 늘 뒷말이 많다.

 

나 역시도 대상자이고 변화가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마음을 잘 잡아가려고 노력중이다.

내가 초연하지 않으면 더 많은 혼란이 생길것이기에...

혼란스러워 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기분 좋아지라고 달콤한 차 한잔 사주고

힘내라고 어깨한번 두드려 줄수 밖에 없는 현실이 좀 안타깝지만...

어쩔수 있겠는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거기까지고

한계가 있는 일 인것을...

 

이 반복되는 일련의 일들에 빨리 더 초연해 져야 하는데

아직도 잘 안되는걸 보니 어른이 되려면 아직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아무튼 이 모든 혼란이 빨리 끝나서 평화가 찾아왔으면 한다.

어떻게 이렇게 매일이 춘추전국시대인지 모르겠다.

언제쯤 태평성대가 찾아올까?

과연 태평성대라는 것은 올 수 있는 것인가?

결국 전쟁이 나고 영웅들이 나와야 정리 되는 스토리인건가?

갑자기 궁금해 졌다.

 

점심에 잘 아는 동생이 찾아왔다.

일터에서 만났고 내가 면접을 보고 뽑았던 직원이었는데

이제는 꽤 규모있는 회사의 사업 담당 임원으로 

같이 걸어가며 나이먹어가며 서로 배우는 좋은 동무가 되었다. 

술을 마실때는 이런저런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며

한달에 2~3번은 소주잔을 기울였는데

금주를 하면서 만남이 뜸하다가 술 대신 밥시간에 만나

또 예전처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 친구는 워커홀릭이다.

미친듯이 집중하고 주어진 숫자는 해내고야 만다.

그렇다 보니 필연적으로 스트레스가 과해 아픈데가 많다.

주말이면 살려고 운동을 한다고 하니 말 다했지

지난 몇 년간을 브레이크가 고장난 폭주기관차 처럼 달리다가

한계가 온 것인지 어떻게 해야 할지를 심각하게 물어왔다.

당연히 아직은 한참 일할 나이기에 더욱더 성장하고 올라가서

부도 명예도 함께 가져가라고 이야기를 하는게 맞는데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얼마나 고생하고 얼마나 처철하게 해왔는지 알기에 더욱더 그렇게 말 할수 없었다.

그냥 그만두고 가족들과 해외라도 한달 다녀오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몸이 성해야 다음기회도 있고, 결국 일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라는 것이었다.

어떤 이유에서 못내 려놓고 지속 하는 지도 알고 있기에

더욱더 이제 그만 혹사 시켰으면 했다.

 

나 역시도 일 할수 있을때 죽도록 하자

잠은 죽어서도 자면되고 그때 쉬면된다는 주의였다.

그런데 최근 '퀴팅'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나 역시도 생각이 믾이 바뀌었다.

더 나은 일생을 살기 위해서는 잘 그만두는 기술도 필요한 것 같다.

무엇인가 새로운것이 들어올 틈을 줘야 하는데

보통은 그 틈마져서 허락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틈을 여유나 휴식 머리식힘 정도로 표현 할 수 있는데

정말 필요한 순간이자 절실한 시간이다 

잘 그만두지 못하고 잘쉬지 못하면

결국 지속 할 수도 없는 것인 인생인것 같다.

 

주위 사람들에게는 조언을 잘도 하면서

나 역시도 그만두지 못하고 포기하지 못하고 내려놓지 못하며

매일 매일을 언제 튀어나길지 모르는 트렉 가장 자리의 스포츠카 처럼 달리고 있다

점검을 받고 기름도 치고 부품도 교환하며 달려야 탈이 없다.

내구성을 너무 믿어도 안되며 운전 실력을 과신 해서도 안된다.

평소 잘 정비된 차와 겸손한 자세의 실력이 만나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다.

 

쉬고 싶은때는 쉬어가자

그만두고 싶을때는 그만두자

그만두는 것을 죄악시 하지말자

 

버티고 있으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정신승리하는 고집쟁이가 되어서는 안된다.

역주행이라는 좋은 말도 있지 않은가?

잠시 멈췄다 가도 역주행해서 더빨리 갈 수 있는 방법도 물론 있다고 믿자.

 

또 한주 고생많았다.

금주는 이상 무

생각은 매일 조금더

성장은 아주 조금씩

 

매일 매일 더 좋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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