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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

2024년 3월 23일~24, 금주 83~84일째, 고비를 넘다.

by SSODANIST 2024.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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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 83일째

결국 100일의 문턱을 넘지 못 할 위가 있었으나

나는 의지의 한국인 아니던가 ? 이겨냈다. 

 

[우리 부모님과 선배님들 세대는 정말 의지의 한국인 이였다]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2084401&memberNo=51907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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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LAB] 1990년 폭우와 홍수를 뚫고 출근한 한국인들, 크랩이 모아봤습니다!요즘 커뮤니티에서 화제...

m.post.naver.com

 

이것이 뭐라고 이렇게 뿌듯하다는 말이지 ㅋ ?

다행히 마음을 잘 다스렸고 

술대신 물을 너무 마셔서 상당히 배가 부른 상태의 주말이었다.

 

이사한지 두 달이 되었고 잠깐씩 친인척들과 친구들이 다녀갔고

그때의 방문은 그냥 일상의 방문이었다면 이번주는 첫번째 공식 집들이가 있었다.

집들이라는 것이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 할수 있지만

한국의 집들이나 외국의 housewarming party 모두 비슷한 형태로

음식을 나눠먹고 술을 함께하는 일종의 친목 행사이다.

결국 술로 이어지고 술로 결론 나는 친목모임덕에 

안그래도 꽉찬 주말에 바쁘기 까지 했다.

토요일은 원래 있는 기존 일정까지

정말 정신 없었던것 같다.

 

아침 주니어 픽드랍

미용실 머리자름

이마트 집들이 장보기

다이소 집들이 물품구입

서점 책 구경 (아주 짧게)

다시 주니어 픽드랍

점심식사

다시 주니어 픽드랍

동네 마트 집들이 추가 물품구입

잠시 산책

횟집 집들이 음식 예약

귀가

집들이 음식 준비

주니어 픽드랍

횟집음식픽업

집들이 상차림 준비

19시 집들이 시작

3월 24일 12시 10분 종료

청소 설거지 및 집들이 정리

24일, 일요일 오전 1:28분 일정종료

하루가 정말 길다.

피곤한데 또 기분도 좋고 뿌듯하다.

뭔가 하나 숙제를 끝낸 느낌이랄까?

그런데 중요한 것은 집들이는 늘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 다는것.

 

바쁜일정에 추가로 해야 할 일이 많기에 

사실 집들이를 하자고 했을 때 강하게 반대하고 싶었다.

예전에는 이러한 모임을 없어서 못갈 정도로 찾아 다녔던 나 였는데

나이를 먹은 탓인지 성격이 변한 탓인지 이제는 만사가 귀찮다.

좀더 정확하게는 귀찮다기 보다 북적이며 이야기 하는 시간보다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편안하고 좋고

그 시간들이 훨씬 의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기에 주말은 가능하면 조용히 감정선의 변화를 최소화 하고

큰 일정을 만들기 않고 스케줄을 최대한 단순화 하여

에너지 충전하는 시간을 말들고 싶어하는 요즘의 나 였다.

 

그러나 나믿고 고향 떠나 타향 생활하며 정붙이고 만나는 소중하고 좋은 사람들을

초대한다고 하는데 싫은 내색 할수 가 없었다.

최대한 도울 수 있는 것들을 돕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 100번을 외치면서

준비를 하고 손님들을 맞이했고 즐기다 헤어졌다.

 

그런데 왠걸...

사람은 역시 공동체 생활을 해야하는 동물이고

사람에게서 에너지를 얻으며

사람에게서 위로받고

사람을 통해 용기를 배우며

사람과 함께 살아가야한다는

보편의 진리를 다시금 확인하는 시간이었던것 같다.

 

황금 같은 주말 저녁 시간을 내어

동내를 떠난 친구집에 두손 가득 선물을 들고 찾아와

차린 것 없는 음식이지만 맛있게 먹고 마시고

즐겁게 정겹게 자리하다 그립게 떠난 친구들

 

오랫만에 많이도 웃었고

목이 쉴정도로 이야기도 많이 했다.

자존심을 긁히고 분위기를 띄우며

장난스럽게 술을 지속 권했지만 잘 참아냈다 ㅎㅎ

정말 기분좋게 한잔 마시고 싶은 마음이야 굴뚝 같았지만

어찌 시작한 금주인데...참아 내고 싶었다.

하지만 술을 안마셔도 충분히 즐거웠고

금주를 인정해 주는 사람들과

그리고 한잔 같이 못해 아쉬워 하는 사람들과

금주를 끝내고 함께 하기를 원하는 이들 덕분에

많은 위안과 자신감을 동시에 얻는 시간 이었다.

 

아이들 덕분에 만난 어른들인데

이젠 어른들이 아이들 처럼 잘어울리고 있고 덕분에 만나면 늘 화기애애하다.

짧은 일신의 편안함을 위해 당연한 즐거움을 불편하게

생각했던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웠다.

그리고 늘 곁에는 누군가 함께 한다는 것을 확신 하는 시간 이었다.

 

술은 잘 참아냈고

많이 웃으며 기분이 좋아졌고

비슷한 고민을 나누며 동질감을 확인했다

 

앞으로 그리고 오래동안

결이 맞고 함께 나눌수 있는 이들에게는

더 아끼지 않을 것이며  저 징전성 있게 대하리라

다짐에 해보았다.

 

일요일에는 셋이 함께 근처 공원으로 나갔다.

한시간만 산책하고 오자고 나갔는데

볕이 좋고 바람이 좋아 2시 간을 훨씬 넘겨 즐겼다.

산수유는 흐드러 지고 매화가 활짝 웃고

진달래가 수줍게 피어나는 계절이 되었다.

낮 온도가 23도까지 올라가 덥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율동공원에는 그런 날씨를 즐기는 많은 사람이 있었다.

과장 좀 하면 분당사는 아이들과 강아지들은 모두 산책을 나온 것 같았다.

여기저기 돋자리를 펴고 맥주와 스낵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였는데

그 한 모금이 너무도 시원해 보여서 나도 모르게 군침을 삼켰다.

하지만 또 잘 참았다.

 

맥주를 잘 참아내고 걷다보니

책 테마파크 도서관에 도착했다.

우리 셋 모두 책을 좋아해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한 동안 서로 보고싶은 책을 읽다가 돌아섰다.

 

산책, 공원, 도서관 

삼 박자가 너무도 완벽한 오후 였다.

 

바빳지만 즐거웠고 여유로왔던 

주말이 이렇게 또 잘 끝났다.

위기가 있었지만 금주는 문제 없이 진행중이며

또 다른 금주 + 하루를 지켜가고 있다.

 

또 다른 계절의 변화 앞에 서있다.

언제나 그렇듯 봄은 짧겠지만

이 짧은 봄도 잘 즐겨 보려고 한다.

즐기지 못하면 언제 지난간지도 모를

이 소중한 순간들을 모두 잘 살아내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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