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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130일 완결)

2024년 4월 8일, 금주 99일째,

by SSODANIST 2024.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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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가 아닌 금주가 99일째라니 믿을 수가 없다.

아직도 부어라 마셔라가 익숙하고

술 한잔 들어가면 음량조절이 안 돼 술집이 떠나가라

입에 침튀기면 온갖 무용담을 늘어놓던 내가...

술 좀 취하면 초점 없는 눈빛을 하고는

대학생이 된것마냥 개똥철학을 떠들던 내가...

변해도 너무 변했다. 

다시 시작한 월요일 문득 변한 내가 좀

어색하다는 생각을 해보며 금주 일기를 시작해 본다.

 

반복되는 월요일이었지만

또 돌아보면 평소와는 다른 것들이 있는 한 주의 시작이었다.

주말에 걸린 몸살 탓에 힘들게 일어났고

그래서 그런지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한 하루였다.

언제부턴가 몸이 안 좋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긍정의 말귀를 되뇌거나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버릇이 생겼다.

뇌는 거짓말을 이해 못 한다고 하니

긍정적인 생각으로 뇌를 속일 수 있다면

아픈 컨디션이 조금은 좋아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다.

플라세보 인지는 모르겠으나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아무렴 부정적인 생각보다야 몸에 좋지 않을까?

 

루틴은 지켜야 하니 아픈 몸을 이끌고 거리로 나왔다.

컨디션 생각해서 조금만 걸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루틴이라는 것이 몸에 익으니 생각 없이 따르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버릇이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무엇이든 습관을 바꾸려면 최소 21일이 필요하고

이 바뀐 행동이 습관이 되려면 평균 66일이 걸리며

그다음부터는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고 한다.

 

단군신화의 곰도 100일이 아닌 실제로는 21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고 쑥과 마을을 먹어 사람이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고 보면 21일이 우연의 숫자는 아닌 것 같다.

뇌를 이해시키고 몸을 익숙하게 하는 최소의 투자 시간이랄까?

여하튼 아픈 것도 잊도 늘 걷던 그 길을 걸어가고 있는 나를 인지하기까지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온갖 핫한 매장들 사이로 사람들의 행복과 열정을 느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한참을 걸었다.

잠시만 걷기로 했지만 결국 평소 걷고자 하는 5 천보 이상을 걸었고

거의 4km 걸어 다시 출발한 곳으로 돌아왔다.

걷고 나니 상의는 거의 땀에 젖어 있었고

기진맥진 목이 말라왔다.

이제는 물병을 들고 걸어야 할 것 같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목이 더 탔는지도 모르겠다.

 

자주 걷는 몇 가지의 코스가 있는데

오늘 걸었던 루트가 요즘 제일 좋아하는 길이다.

적당히 언덕이 있고, 공원도 거쳐갈 수 있고

평소에도 사람들 분비는 장소이기에

사람들의 옷차림은 어떠한지

북적거리는 매장은 어디인지

요즘은 어떤 팝업을 하는지

핫한 음식은 무엇인지 등

여러 유행을 눈으로 보고 생각으로 점쳐볼 수 있다.

때로는 잡지를 여러 권 보는 것보다 

눈으로 몇십 분 직접 보는 것이 훨씬 감각에 큰 도움이 된다.

20240348 도산공원 앞을 걷다 어느 매장 앞에서

 

봄이 되고 걷다가 잘 정돈된 화단을 가진 매장을 지나쳤는데

오늘은 사진을 한 장 찍었다.

도산공원 정문 앞에 메종사우스케이프 앞의 작은 정원인데

처음에는 꽃들이 너무 생생해 보이고 색이 진해서

조화인 줄 알았는데 몇 번을 지나치며 색이 바뀌고

모양이 변하는 것을 보고 생화 꽃밭인걸 알게 되었다.

관리하기 쉽지 않을 것이고 많은 사람 지나다니는 장소에

꽃을 가꾼다는 결정도 어려웠을 텐데 좋은 생각인 것 같다.

요즘은 벚꽃 개나리 등 몇몇 개를 제외하고는

야생화도 많이 줄어 꽃 보기 어려운 환경인데

이렇게 인위적으로라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큰 기쁨인가

누군지 모를 꽃밭 조성자에 크게 감사한 하루였다.

 

오늘 위의 미니 화단을 보면서 생각난 글이 있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런 맥락이었다.

" 내 집의 정원보다 공원의 조경이 아름다워 지면 선진국이 된 것이다"

그런 것 같다.  내 집 앞도 잘 가꿔야 하지만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공원을 더 깨끗이 하고

환경에 함께 신경 쓸 수 있다면 정말 선진국이 아닌가 싶다.

그냥 경제만 성장한다고 선진국은 아닌 것이다.

사람들의 수준이 함께 성장해야 진짜 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유럽에 가면 경제순위는 우리나라 보다 낮지만

조경과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고

사람들이 시민의식이 높은 국가들이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잘 조성된 아름다운 공원을 보며

내 집 마당처럼 가꿀 수 있는 미래가 오길 바래본다.

 

땀 흘리며 걸으며 작은 꽃밭을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에너지를 얻은 탓인지

확실히 퇴근할 즈음에는 컨디션이 올라왔다.

아프다고 생각하니 더 아픈 것 같고

힘들다고 생각하니 더 힘든 것 같다

이런 생각들로부터 벗어나야겠다.

더 긍정적이고 밝은 생각과 기운 들로 주위를 채워야겠다.

 

일본의 경제학자 오마이 겐이치가 

인간이 변하는 방법에는 3가지 밖에 없다고 했다.

첫 번째는 시간배분을 바꾸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사는 장소를 바꾸는 것이다

세 번째는 교류하는 사람을 바꾸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무의미한 것이 

'새로운 결심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나도 참 새로운 결심을 많이 하는 사람이었다.

인간이 변하기는 어려우니 위의 3가지 방법을 기초로 하여

현재를 바꾸는 방법으로 활용해 보려고 한다.

첫째 더 좋은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든다.

둘째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을 주위에 둔다.

셋째 에너지가 넘치는 장소에 자주 간다.

이렇게 해보고도 안되면 인간이 변하는 방법을 쓸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우선은 이렇게 해보려고 한다.

 

그렇게 매일 조금씩 더 좋은 에너지를 흡수하고

그 흡수한 에너지를 많이 나눌 수 있었으면 한다.

혼자만 에너지가 넘쳐 살아남으면 무엇하겠는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 에너지가 넘칠 수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아프고 나니 에너지 넘치는 세상에 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다

역시 약해지면 강해지고 싶은 법 ㅎ

몸관리 마음관리를 더 잘해야겠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혼자몸이 아니니

아픈 것은 나 혼자만 생각하여 이기적인 것일 수도 있다.

 

몸이 아파 자동 금주가 진행 중이며

그럼에도 머리는 맑다

좋은 기운들이 지속 들어오는 느낌이다.

아직도 더 많이 채워야 빈 곳이 많지만

조금이 채워지고 있는 느낌이다.

 

환절기 모두 건강하길 기원하며

힘든 인생 격하게 응원한다.

내일의 해는 당신을 뜨겁게 비추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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