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비가 오면서 낮 최고 27도까지 떨어졌던 기온이
1도씩 1도씩 오르더니 결국은 오늘 또 30도가 되었다.
그래도 정말 다행인 것은 바람이 불어주고 있어 견딜만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일교차가 제법 크다.
원래 이맘때 일교차가 컷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퇴근 후 집에서 거실을 문을 열어놓고 11시쯤 되면
살짝 춥다는 기분까지 든다.
지난 주 한창 무더위가 기승일 때는 이불 없이 잠들었는데
이번주는 새벽에 한기가 돌고 배탈이 우려되어
얇은 이불을 꼭 덥고 자고 있다.
토요일날 또 비가 오고 시원해진다고 하고 견뎌보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금쯤이면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해외로 갈지 제주를 갈지 산인지 바다인지 고민하고 있었을 텐데
요즘은 또 트렌드 자체가 변한 것 같다.
5일제가 안착되며 휴가철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일 년 내내
자유롭게 휴가를 즐기는 분위기라 특별한 기간을 정해 휴가 가는
모습도 이젠 추억 속으로 사라진 것 같다.
어릴 때는 동대문 상인들의 여름휴가 주간이면
동해안이 미어터질 것처럼 사람들로 가득했던 기억이 있고
제약회사에서 일할 때는 모든 제약사가 약속을 하고
8월 첫 주를 모두 함께 쉬며 페어플레이를 다짐했는데
해외여행을 가다 공항에서 경쟁사 직원을 만나기고 하고
멀리 타국에서도 경쟁사 직원을 만났던 추억도 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재미있는 추억이다.
그러니 아직 도 잊지 못하고 있는 거겠지
이번 여름에는 별다른 계획이 없다.
현재 하는 일을 그만두게 될 것이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주어질 것이다.
7월 에는 시장 트렌드도 캐치업 할 겸 일본에 잠시 다녀올 예정이고
그 후 태국방콕에 업무 관련 일주일정도 다녀오게 될 것 같다.
그 외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다.
휴가를 가도 사람 안 붐비는 시기에
사람들 없는 곳으로 가는 것이 휴가라 믿는 나이기에
조용할 때 조용히 쉬다 왔으면 좋겠다.
이 정도로 더운 것은 아닌데 별 일을 다 겪는다.
통화할 일이 있어 카드 지갑을 손에 쥐고 한 5분가량 통화를 했는데
카드 옆면이 테이프 녹듯 녹아 손에 묻어나는 것이 아닌가?
기온이 40도 50도도 아닌데 이게 뭔 일인가 싶다.
거의 5~6년을 쓰고 있고 더한 더위도 별문제 없었는데
참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AS센터에 가지고 가볼까 했지만
날이 더운 것이 브랜드 잘못이 아닌데
가져가봐야 어차피 유상수리일 것이고
그냥 조금 더 쓰다가 마음에 드는 것이 생기면
바꾸려고 마음을 먹었다.
이니셜 각이도 잘되어있고 실용성이 있었는데
역시 뭐든 많이 쓰면 수명이 빨리 단축되는 것 같다.
날씨의 영향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요즘 날씨도 그렇고 전반적인 상황이 밥맛이 없을 상황인데
오늘은 14시가 넘었는데 갑자기 배가 고파왔다.
상황이 별로다 보니 즐겁게 사람들과 어울려 식사할기분도 아니고
회사 주위에 가끔 맛있게 먹었던 감자탕 집에 있는데
뜨거운 태양을 직격으로 맞으며 혼자 터덜 터덜 걸어가서
팔팔 끓는 뚝배기에 담긴 감자탕을 먹었다.
이 더운 날 왜 감자탕을 당겼는지는 모르겠는데
오랜만에 아무 생각 없이 무아지경으로 땀을 한 바가지 쏟으며
참 맛있게 먹었다. 사람들이 스트레를 받으면 왜
맛있는 먹거리를 찾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는 부분이었다.
이제 회사를 떠나면 이 집도 잘 못 오게 될 테니
있는 동안이라도 가끔 가야겠다.
세관사거리에 논현감자탕이라고 유명한 집이 있는데
난 개인적으로 이 집에 더 맛있는 것 같다.
물론 뭐 사람이 취향이 모두 다르니.
논현감자탕도 물론 매력은 충분하다.
https://place.map.kakao.com/26966963?referrer=daumsearch_local
딱히 힘들거나 이렇다 할 어려움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심리적으로 굉장히 에너지 소모가 많은 시기인 것 같다.
안 본 것처럼 못 들은 것처럼 살면 좋을 텐데
빌어먹을 성격이 이상한 정의감이 있어서
옳지 못한 것을 보고는 참지 못하는 성격이라
화를 내고 짜증을 내며 바로잡아야 속이 편해지니
속 시끄러운 것은 당연하다.
말년병장은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한다고 하는데
천성이 이런 것을 어찌하겠는가?
내 성격이니 내가 감내하고 내가 이겨내야지.....
요즘은 인생 참 내 맘 데로 안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런데 또 생각해 보면 당연히 내 맘대로 안되는 것이 인생인것 같다.
내 맘대로 되는것이 어디 많겠는가?
내맘대로 하고 살고 싶으면 고립을 택하고 혼자 살아가면 된다.
무리를 이루고 살아가는 사이에서 당연히 내 마음처럼 안돼도
맞춰가며 사는 것이 인생이지 않을까?
이렇게 인생의 진리를 하나씩 어설프게라도 배워가고 있다.
살아가는 길이 늘 비바람의 연속인 것인데
언제까지 비바람 모두 지나가고 걷기 좋은 날만 기다릴 텐가
비 오는 중에도 춤을 추고 걸어가고 뛰어갈 수 있음을 배우는 것이 인생인 것이다.
비가 내리면 불평 말고 나무를 심고
건조하면 불평말고 빨래를 하여 널어 보자.
새는 원래 바람이 부는 날 둥지를 짓는다고 하지 않는가?
다행히 너무 늦지 않게 인생을 조금씩이라도 배워가고 있어 다행이다.
또 한 장소에서의 여정을 정리하려고 마음을 먹고 나니
책장 위에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힘들 때도 있었지만 소중한 이들과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했던 이 소중한 시간들을 잊지 않겠다 다짐해 본다.
전쟁과도 같은 시장상황에서 영웅들과 함께해서 너무도 벅찬 순간이었다.
밴드오브 브라더스의 한 장면이 생각이 났다.
" 난 영웅이 아니라 단지 영웅들과 함께 싸웠을 뿐이다"
나도 그런 좋은 기회를 얻어 그들 옆에서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좋은 추억이 되고 삶을 살아가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감사하게 생각하자.
해가지고 세상이 조용해지니 음악 듣기 좋은 밤이다.
턴테이블이 가진 특유의 음성이 좋아 거실에 하나 놓았다.
어릴 적 듣던 완전한 기계식 음악은 아니지만
나름 클래식과 현대 문물이 잘 결합된 물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시나 감수성을 끌어올리는 데는 옛것이 최고인 것 같다.
그렇게 또 추억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런 것이 다 살아가는 이유 아닐까?
오늘도 힘든 하루였다.
모두 별일 없이 잘 마무리했길 빈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초콜릿 상자에서 어떤 맛의 초콜릿을 집게 될 줄 모르듯
그런 것이 또 인생의 재미인 것 같다.
내일 고를 초콜릿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것 이길 기원 하며
당신 하루의 건투를 빌면 격하게 응원한다.
잘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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