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백수 생활이 100일이 되었다.
드디어라고 하니 뭔가 기다렸던 것 같은 느낌인데
절대 그렇지는 않다. 뭔 자랑이라고 ㅋ
뭐 딱히 기념할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100일을 잠시 돌아보려 한다.
혹자는 쉬는 것이 더 피곤하고 때로는 지루하여
하루빨리 일터로 복귀한다고들 하지만
내 생각에는 그것도 기질차이인 것 같다.
나에게 지난 100일은 피곤하지도 지루할 새도 없이
일하는 것 만큼 하루하루 빠르게 지나갔고
성취감도 있었고 나름 정해 놓은 루틴하에 무질서해 보이지만
질서 있게 지나간 시간이었다.
정확하게 7월 19일까지 출근을 했었고
그 이후 7월 말까지는 회사의 배려고 휴가를 보냈으며
그 이후 정식으로 퇴사를 하고 지금까지 커리어 휴식기를 가지고 있다.
누군가는 팔자 좋다고 이야기 할수 있겠지만
나는 달릴때 옆과 뒤 안 돌아보고 건강도 생각 안 하고
무식하게 앞으로만 달리는 성향이라
소진된 에너지를 채워 다시 또 달려 나가기 위한
소중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휴식기를 가지며
처음으로 가족들과 한 달여 여행만 다녀 보기도 했고
자격증도 취득했고
책도 한 권 썼다.
거의 매일 책을 한 권씩 읽고 리뷰를 했으며
서평을 50권 정도는 쓴 것 같다.
운동을 시작해 주에 3일 이상은 꾸준히 하고 있어
덕분에 건강이 많이 회복되었다.
마인드컨트롤도 열심히 하고 있다.
외부로부터의 충격에 대해 반응하지 않고
대응하기 위해 더욱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덕분에 마음이 차분해졌다.
말도 많이 줄이려고 생각했는데
말을 줄이려고 하다 보니 생각을 더 하게 되어
조금 더 신중한 자세를 배우게 되었다.
어찌 보면 짧고 어찌보면 긴 시간
그냥 의미 없이 낚시 나하고 잠이 나자며 보내지는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쉬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동하지 않아도 무엇인가를 해야 했던 시공간을 벗어나
하고 싶어서 하는 일상을 보내다 보니 그 자체가 힐링이다.
그 힐링 속에서 약해진 마음은 다시 단단해지고
상처받은 영혼은 치유를 한다.
특히나 자존심이 세서 모욕을 견디기 힘들었는데
그것을 치유하는 것에 가장 중요한 시간이었다.
시간을 돌아보니 모욕을 견디는 힘은
단순히 마음의 강함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면 깊은 곳에서 피어나는 성장과 용기에서 비롯된다.
삶을 살아가며 수많은 도전을 마주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모욕은 가장 힘들고 아프며
마음을 무너뜨릴 수 있는 경험 중 하나이다.
특히나 지난 3년은 독특한 리더를 만나
현재까지 최고의 모욕적인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이 또한 뭔가 배울 것이 있으니 주는 시련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더 강하고 더 성숙한 자신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
모욕을 받을 때 늘 먼저 감정적으로 반응하기 쉽다.
분노, 슬픔, 좌절 등 다양한 감정이 밀려올 수 있다.
하지만 이 순간이야말로 한 박자 쉬어서 성장과 용기가 필요한 때다.
모욕을 견디고 그로부터 배우는 것은
분명 각자를 더 성숙하고 강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성장은 작은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
모욕, 수모를 겪을 때 그 상황을 단순히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그 속에서 배울 점을 찾아보자.
이러한 경험을 통해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는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지혜를 준다.
물론 나 또한 견디기 힘들었고
몇 번이나 그만두고 싶었고
멱살도 잡고 싶었고 육두문자를 난리고 싶었다.
힘듦을 견디려 비워낸 소주병도 한 트럭 될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이겨내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조금은 성장했고 용기를 얻었다.
이 용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원천이다.
모욕을 받을 때 그 순간에 멈추지 않고
그 상황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용기는 단순히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그 두려움을 마주하고 두려움을 인정하는 것이다.
두렵지 않은 이는 없다.
다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을 성장시킬 뿐이다.
그러니 모욕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것을 통해 더 큰 자신을 만들어 가자.
성장과 용기의 힘으로 우리는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
내가 그랬고 여러분이 그렇게 할 수 있다.
힘들지만 그 모든 과정이 배움이고 자람이다.
그렇게 지난 100일 많이 배웠으며
키는 그대로지만 마음이 자라고 있다.
소중한 시간이다.
백수생활 100째 아침 특별함은 없다.
2시간을 자고 피곤한 몸을 일으켜 세워
여전히 새벽공기를 맞으며 체육관으로 향한다.
이 피곤함을 즐기는 것은 약간 변태 성향인가?
아니라고 믿고 있다. ^^;;
늘 그랬듯 체육관 문이 열리고 첫 순서로 입장을 하여
첫 운동복을 꺼내 처음으로 락커에 들어가서
거울과 드라이기와 제일 가까이 있는 1번 락커룸에
짐을 놓고 환복을 한다.
그리고 약 한 시간 반동안 손이 벌벌 떨릴 정도로 운동을 한 후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매일매일 낙엽이 떨어지고 쌓이는 속도가 빨라진다.
덩달아 낙엽치우시는 분들의 손길이 아침마다 분주하다.
덕분에 매일아침 송풍기 소리가 정겹다.
이 소리가 멈추면 마지막 잎새도 떨어지고
완전한 겨울이 온 것이라 생각하면 될듯하다.
집으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
자동차가 문제가 좀 있어 점검이 필요했고
예약기 되어있어 대왕판교로로 향한다.
이미 공식 서비스 기간이 끝나 센터를 들어갈 이유가 없기에
사설 정비 센터에서 점검을 하는데
마침 근처에 유명한 공업사가 있어 다행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nnGrPGzO4O4&t=3s
우연히 유튜브를 보다가 알게 된 장소인데
못 고치는 랜드로버는 없다고 하니
분당의 재규어 랜드로버 오너들은 참고하면 좋겠다.
가보니 가격은 준수하고 친절하고 꼼꼼하고 솔직하다.
일층은 정비장소 포함 넓은 주차공간이 있고
2층은 사무실이고 3층은 카페이다.
무료카페는 아니고 돈 받는 카페다.
카페이름이 블레스 마콤으로 가족회사가 아닐까 짐작해 본다.
차량점검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잠시 쉬며 책을 보다.
창밖 하늘을 올려다보았는데 오늘도 여전히 하늘과 구름은
어떤 예술가가 그려도 못 표현할 아름다음 한가득이다.
카메라가 아무리 좋아도 사람이 직접 눈에 담는 것을 흉내 낼 수 없음을
다시 한번 상기하는 순간이다.
오후에는 코스트코를 다녀왔다.
보통 온라인으로 사는 것을 선호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에만 저렴하게 판매하는 물건이 있다.
그리고 코스트코는 재미있다.
마트보다는 아웃렛느낌이랄까?
미국계 마트여서 그런지 크리스마스 용품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 정말 한 해가 얼마 안 남았다.
장을 좀 보고 로티세리 치킨도 한 마리 사서 돌아왔다.
그렇게 자주 다녀도 사 먹을 생각을 안 했는데
한 번은 먹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웬걸 8.000원도 안 하는 가격에
닭의 크기나 맛은 프랜차이즈 치킨 뺨따귀를 후릴 맛이었다.
요즘 병아리 치킨도 2만 원을 훌쩍 넘는데
역시 코스트코는 코스트코다.
집으로 돌아와 빠르게 장 본 것을 정리하고
아메바를 학원에서 픽업해 오기 위해 이동한다.
https://youtu.be/cRr23ewRV2A?si=WR6cwLQN1FznlUg7
한적하게 달리는 차 안으로 조금 열린 창문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그리고 요즘 푹 빠져있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체육관에서 운동하며 듣던 노래인데 신나서 좋다.
뭐가 더 필요하겠는가?
문제없고 불편함도 없으며 행복한 삶이고 일상이다.
그럼 이것으로 되었다.
이렇게 백수생활 100째 저녁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얼마나 더 할지 모르겠으나.
해왔던 것처럼 성장하고 용기를 가지는 시간으로 보내야겠다.
아침부터 움직였더니 오늘은 일찍 졸린다.
백수 생활 100일 기념으로 일찍 자야겠다.
내일도 모두의 일상이 평온하길 기원하며
매일의 건투를 빌며 인생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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