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다.
깜빡하고 장판을 안 틀어 놓고 잤더니
조금 자다가 추워서 깼다.
정말 입동에 맞추어 날씨가 거짓말처럼 추워졌다.
늘 비슷한 아침을 맞는다.
다른 것이 있다면 1층 거실에 트리가 생겨
새벽에 일어나도 집안이 환하다.
왠지 모를 따뜻한 느낌이다.
오늘도 5시 30분 기상하여 별이 쏟아질듯 떠있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체육관으로 간다.
저때 기온이 영상 1도였다.
나름 따뜻하게 입었다고 생각했는데 머리가 시렸다.
입김도 나고 손도 시렸다.
머리에 골무 (비니)를 쓸 타이밍인 것 같다.
그리고 마스크를 꼭 쓰고 다녀야 겠다.
운동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아침을 먹고 외출 준비를 한다.
오늘은 박여사 친구들이 집에 오는 날이다.
늘 우리집 김장이 끝나면 우리 집에 친구들을 초대해
김장김치에 수육을 삶아 막걸리를 마신다.
수육을 넉넉하게 두근반을 샀는데 막상 썰어놓고 보니 양이 적다.
수육은 앞으로 넉넉히 사야겠다.
고기를 잘라주고 밥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다.
아메바가 학교 등교길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전방주시태만 자량에 치여 넘어졌다는 것이다.
나는 뛰고 박여사는 운전해 헐레벌떡 장소에 도착했는데
사고당사자는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기 위해 자리에 없고
가족이 나와 있었다.
침착하게 대응하려다가 갑자가 열이 받아 참을수 없었다.
남의 자식을 차로 박아놓고 지자식은 중요한가?
일단 외관상 크게 문제는 없어보여 등교를 시키고
가해자에게 전화기로 한바탕 쏟아부어주고 자전거를 끌고 오려니...
바퀴랑 기어가 완전히 휘어서 움직이질 않는다.
아주 작은 사고는 아니었나보다.
생각하니 점점 더 열받는데 잘 참았다.
이성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이다.
차에 부딪혔는데 타박상 정도라니
얼마나 더 좋은 일이 생기려고..
액땜했다고 생각해 본다.
다행이라 생각하고 원래의 계획처럼
낚시가방과 캠핑의자를 챙겨서 나왔다.
원래 계획은 강화도 보문사에 들러서
국가의 안위와 가족의 건강과 성공과 재물등을 기원하고 난 후
사찰 근처 맛집에서 맛있는 산채비빔밥을 먹고
근처 바닷가에 낚시를 펴고 바다 구경하면서 세월을 좀 낚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누가 봐도 완벽한 베짱이의 삶이자 백수의 특권 아닐까?
기타 하나만 메고 있으면 완벽하다.
계획은 완벽했다.
그러나 계획은 계획일 뿐이다.
타이슨이 그랬다.
"누구나 그럴듯한 계획이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명언이라고 생각한다. ㅋㅋ
어쨌건 계획을 했으니 실행에 들어간다.
내비게이션에 강화도 보문사를 찍고 차를 몰았다.
최소 경로로 2시간 20분이 찍힌다.
강화도가 생각보다 멀었다.
평일이라 차도 안 밀리고 아직 단풍도 절정은 아니라
단풍 관광객도 별로 없어 도로가 한산하여
예상했던 시간에 도착했다.
유료 주차장이 넓게 준비되어 있었고 입구에서 2,000원 주차비를 받는다.
그리고 주차장에서 조금 올라가면 입장료 2,000원을 또 받는다.
여러 사찰 중 왜 보문사였을까?
강화 석모도 보문사는 낙산사, 보리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해상관음기도도량으로 널리 알려진 고찰이다.
시쳇말로 기도빨이 잘 듣는 사찰이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바닷가 옆에 있어 경치가 좋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기왕이면 기도도 잘 이뤄주고 뷰도 좋은 사찰을 택했다.
사실 예전부터 와보고 싶기도 했다.
보문사는 언덕으로 시작해 언덕으로 끝난다.
주차장부터 시작하여 가장 위의 마애관음보살까지 지속 언덕이다.
그런데 그 언덕이 기울기가 상당하다.
소원 이루러 가는 계단 오르다가 손원이루기 전에 저세상 갈 수도 있다.
급격한 경사를 오르면 대웅전이 나오고
대웅전부터는 계단을 올라야 마애불을 볼 수 있다.
정말 경치가 멋지기에 그 힘든 등산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힘도 들고 땀도 나지만 중간중간 보이는
멋진 뷰를 보면서 그 힘듦을 잊어본다.
보문사는 정말 멋진 절이다.
사찰의 역사와 뷰 그리고 디테일까지
뭐 하나 부족한 것이 없다.
내려오다가 용왕전을 들렸는데 여긴 별로였다.
절에 왠 용왕전?
바닷가 옆이라서 그런가?
끝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지 길 박여사의 부재중이 걸려왔다.
콜백을 했는데 역시나 학교에서 아메바가 아프다고 데려가라고 했다고 한다.
역시나 불안한 느낌은 틀리지 않는다.
산채정식도 낚시도 여유로운 한때도 한 줌 꿈이었다.
빨리 다시 차를 몰라 온 길을 되짚어 돌아왔다.
편도 2:30분 왕복 5시간을 운전하고 외출은 마무리되었다.
집에 와보니 상태가 많이 심각하지는 않았다.
밥 먹고 나갔다가 돌아오자마자 또 밥을 먹었다.
역시 계획은 계획일 뿐이다.
그래도 3대 기도 사찰에서 좋은 기운을 받고
침향 단주도 두 개사서 돌아왔다.
하나는 손목에 하나는 안전운전을 위해 차에 두었다.
다음에는 어떤 사찰을 가볼까?
이거 은근히 재미있네 ㅎ
몇 시간 못 자고 새벽운동하고
정거리 운전하고 등산도하고 지속 몸을 움직였더니
급 피로가 몰려온다.
오늘은 반신욕을 하고 잠을 일찍 청해 봐야겠다.
내일은 부디 모두 아무 일도 없이 평온하게 지나가길 빈다.
날씨가 춥다 모두 건강 조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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