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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130일 완결)

2024년 11월 22일 ~24일, 백수생활 125~127일째, Yaer and party!!

by SSODANIST 2024.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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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로 이틀째 고생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아무리 많이 마셔도

오후가 되면 다시 술을 마실 수 있을 정도로 회복도 잘되고

알코올 해독도 잘 되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한번 각 잡고 마시며 후폭풍이 세다.

금요일 마신 술때문에 일요일이 지금 까지도 불편함을 겪고 있다.

이제 증상이 복합적으로 와서 어떻게해야 할 줄을 모르겠다.

보통은 물좀 마시고 반신욕 하고 나면 괜찮아졌는데..

나이도 먹고 있고 그에 따라 몸도 약해지고 있는데

철들지 못한 생각만 아직 28 청춘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금요일 집에는 아메바의 친구들이 3명 놀러 와서 슬립오버를 했고

친구가 여행을 가면서 맞긴 고양이 두 마리가 와서 머무르고 있다.

여행을 갈 때마다 종종 같이 지내서 그런지 아름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

정말 귀엽다는 생각이 들지만

쉴 새 없이 뿜어 나오는 털을 보고 있으면 의지를 잃게 된다.

신기한 동물이다 저렇게 털이 빠지는데도 털이 그대로 라니..

 

금요일에는 Yaer and party!! 가 있었다.

벌써 6년 전 작은 스타트업에서 만나 

시궁창을 함께 휘저어가면서 고생했던 동료들과의 만남이다.

스타트업이란 비행기에 뛰어내리며 낙하산을 조립하는 것이라는

 quotes를 몸으로 배워가면 동고동락했던 동료들인데

다행히 현재까지도 모임을 만들어 한 번씩 보고 있다.

그사이 누군가는 결혼을 했고

또 어떤 이는 2세가 생겼다.

삶의 파고에서 온전하지는 않지만

다행히 파고를 잘 넘으며 살아오는 거 같아 대행이다.

일 년에 1~2번 만나는 것이 고작이지만

만나는 횟수가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오늘은 청담동의 MUU한우 다이닝에서 모임을 가졌다.

압구정로데오 역에서 멀지 않은 장소에

아담하게 자리 잡은 한우 전문점이다.

티본스테이크 코스로 먹었는데

이 정도 수준의 식당 고기는 어느 정도 퀄리티가 보장은 되니

특별히 더 맛이거나 덜하지도 않고 적당한 육향과 식감이 있었고

구워주시는 서버분들이 친절하게 해 주셔서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코르키지는 한 병까지는 프리라 샴페인을 한병 마셨고

이후에는 지속 화요를 마셨다.

 

특히 솥밥과 궁채 밑반찬이 정말 맛있었다.

솥밥에는 고기과 버섯들이 들어가는데

정말 집에서 해 먹어 보고 싶은 맛이었다.

그리고 사이드로 나오는 궁채가 정말 입에 잘 맞았다.

그 식감과 맛이 생각나 집에 오자마자 쿠팡에서 궁채를 주문했다.

밥반찬으로 고기 먹을 때 정말 최고의 궁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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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캐치테이블_솥밥최고

 

배를 든든히 채우고 취기가 살짝 올랐을 때 2차를 갔다.

1차에서 끝냈어야 했는데 역시 2차는 무리다.

2차에서도 독주를 지속 마시다 보니

결국 술자리의 반정도는 기억에서 사라지고

난 오늘 다시 술을 끊겠다는 다짐을 한다.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집의 침대에 누워 있었고

어젠 아무것도 못 먹고 하루종일 고생을 했다.

힘들 것을 알면서 계속 이러는 걸 보면 참 이상한 일이다.

의지가 이렇게 박약했다는 말인가?

좋은 추억이 과한 술로 인해 힘든 기억이 된다.

트럼프가 어떤 인터뷰에서 그랬다.

안 그래도 최악인데 술까지 마시면 어떻겠냐고

술을 끊어야겠다. 세계대통령도 안 마시는걸

컨트롤도 못하면서 마셔서 뭘 하겠는가?

 

몸살과 장염 그리고 숙취의 완벽한 3박자다.

따뜻한 물도 마시고

약도 먹고 반신욕도 했지만.

차도가 없다.

역시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인 것이다.

자괴감이 든다.

내가 원해서 마셨고 즐겼는데

그 뒷감당을 이렇게 힘들게 할 것이라면

굳이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매일 저녁 술잔을 기울이며 지난 일들을 되새기고

아침이 밝을 때마다 후회와 함께 고개를 숙이는 나는

왜 이런 반복된 실수를 계속하는 것일까?

삶의 무게를 덜어내기 위해 잠시나마 위안을 찾고자

술에 의지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 술잔이 가져다주는 순간의 안도감은 이내 후회와 불편함으로 바뀌곤 한다.

그런 게 그것을 알지 말 그 행동을 반복해서 행한다.

그것도 평생을.

우린 누구나 더 나은 삶을 원한다.

하지만 술은 그러한 꿈을 잠시 망각하게 만들며

그 대가는 이내 찾아온다.

음주 후 아침마다 느끼는 후회와 괴로움은

어쩌면 각자의 내면 깊숙이 자리한 갈망이자

더 나은 삶을 향한 열망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술을 마시지 않고도 자신의 감정과 마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변화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어려움을 직시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더 강해지고 성숙해질 수 있다.

 

술에 너무 기대 왔고

술의 뒤에 숨어 왔었다.

그래서 이제 다시 또 술과의 안녕을 고한다.

잘할 수 있겠지?

 

주말을 알코올에 내주고 심한 현타를 겪으며 술을 포기할 결심을 한다.

 

무엇인가를 포기할 결심.

나는 남들이 어려워 하는걸 잘하는 편이다.

 

 

2024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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