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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아름다운 삶을 위하여 새벽 다섯 시 반, 알람이 울린다. 손은 본능적으로 스마트폰을 더듬거리고, 뇌는 천 가지 핑계를 만들어낸다. '오늘은 날씨가 안 좋아', '어제 늦게 잤어', '내일부터 해도 되지 않을까'. 이불 속은 천국이고, 세상은 너무 차갑다.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우리는 늘 시작이 달콤한 것들에 열광한다.금요일 저녁, 퇴근길에 만난 친구와의 술자리는 첫 잔부터 황홀하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시원함, 쌓였던 스트레스가 녹아내리는 기분. "한 잔만 더"를 세 번쯤 외치고 나면, 우리는 어느새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에 젖어든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머리를 짓누르는 숙취와 함께 찾아오는 것은 후회뿐이다. '왜 그렇게 마셨을까', '오늘 미팅은 어떡하지'. 톨스토이가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 2025. 11. 5.
매일 5분 뛰고 5분 글쓰기_2025년 11월 4일_흐름에 몸을 맡기다 (Go with the Flow) 날씨: 쌀쌀하다. 일교차가 크다. 그러나 맑다기온: 최저 3도, 최고 15도요즘은 '흐름'을 자주 생각한다.억지로 밀어붙이는 힘보다,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힘. 살다 보면 어떤 때는 강을 거슬러 오르듯 버둥거릴 때가 있다. 힘껏 노를 저어도 제자리이고, 애를 써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순간들이 수없이 많았으며 지금도 그렇다.하지만 인생의 지혜는 종종 '흘러가는 법'을 아는 데 있다. 강물과 싸우는 대신, 강물이 가는 방향을 읽고 함께 가는 것. 그게 때로는 가장 빠른 길이다. 바람을 마주보고는 종이비행기를 날릴수 없다. 바람을 따를줄알아야 비행기를 날릴수 있다.공황장애와 함께 살아가는 시간, 불안은 억누르려 할수록 커지고 통제하려 할수록 통제는 무너진다. 하지만 그 감정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함께 흘러.. 2025. 11. 4.
매일 5분 뛰고 5분 글쓰기_2025년 11월 3일_빛은 작게 시작된다 (Light Starts Small) 날씨: 춥다, 올해 첫 영하다.기온: 최저 -2도, 최고 12도새벽 공기가 차갑다. 아니 춥다. 햇살은 아직 닿지 않았고, 도시의 불빛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 조용한 골목을 걸으며 문득 생각했다."빛은 이렇게 작게 시작되는구나."밤을 완전히 밀어내지도 못한 어둠 속에서 작은 불빛 하나가 천천히 주변을 물들인다. 그 시작은 언제나 미약하다. 가로등 하나, 창문 사이로 새어 나오는 작은 빛. 하지만 어느새, 그 작음이 모여 세상을 밝힌다.40대 후반, 공황장애와 함께 살아가는 나에게 이 새벽의 풍경은 위로가 된다. 나 역시 작은 빛 하나로 시작했으니까. 5분 달리기, 5분 글쓰기. 너무 작아서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그 시작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빛은 처음부터 크지 않다"A journey of a .. 2025. 11. 3.
낙엽 하나 떨어지는 걸 보고 있었다 창밖에서 낙엽 하나가 천천히 떨어지고 있었다. 붉게 물들었던 그 잎이 땅에 닿는 걸 보다가, 웃음이 나왔다. 저것도 봄엔 연두색 새싹이었을 텐데.봄날의 나는 참 순진했다생각해보면 나도 여러 번의 봄을 맞았다. 대학 입학할 때, 첫 직장에 들어갈 때,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그때마다 "이번엔 다를 거야"라고 생각했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누군가 해준 말을 되뇌며 떨리는 마음으로 시작했었다.지금 돌아보면 그 설렘이 좀 우스꽝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참 용감했다. 아니, 무모했다고 해야 하나. 그래도 그땐 선명하고 싱그러운 초록빛 꿈이라는 게 있었다. 여름은 생각보다 길고 뜨거웠다문제는 여름이었다. 시작은 늘 괜찮았는데, 막상 한여름으로 들어가면 생각보다 훨씬 더 뜨거웠.. 2025. 11. 2.
매일 5분 뛰고 5분 글쓰기_2025년 11월 2일_고요의 리듬 (The Rhythm of Stillness) 날씨: 기온이 많이 떨어졌다. 청명하나 외투를 입어도 춥다.기온: 최저 1도, 최고 10도일요일 저녁, 하루종일 새차게 불던 창밖의 바람이 느려졌고, 온 대지가 서서히 식어간다. 온 세상이 잠시 멈춘 듯 고요한 이 시간 가만히 앉아 따뜻한 차한잔을 손에 쥔다.소리 없는 리듬이 흐르고 있다.움직임이 없는데도, 무언가가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심장 박동, 호흡의 오고 감, 생각의 흐름. 멈춘 것 같지만, 나는 여전히 살아 흐르고 있다.공황장애와 함께한 시간이 익숙해 진다. 처음엔 멈추는 것이 두려웠다. 멈추면 불안이 몰려올 것 같았고, 고요 속에서 나를 마주하는 게 무서웠다. 그래서 끊임없이 움직였다. 바쁘게, 시끄럽게, 정신없이.하지만 결국 도망치듯 달리는 것과 방향을 향해 달리는 것은 다르다는 .. 2025. 11. 2.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_인생 희노애락 김부장을 보며, 나를 본다거울 앞에 선 중년리모컨을 든 채 멈춰 섰다. 화면이 꺼진 TV 속 검은 화면에 비친 내 얼굴이 묘하게 일그러져 있다. 웃고 있는 건지, 울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표정. 평소 TV를 거의 보지 않는 내가, 주변의 입소문을 듣고 넷플릭스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를 틀었다. 그리고 두 편을 보고 난 지금, 나는 알 수 없는 먹먹함에 사로잡혀 있다.화면 속 김낙수 부장. 지친 어깨, 조심스러운 말투, 그리고 가끔씩 스쳐가는 쓸쓸한 미소. 출근길 지하철 유리창에 비치던 내 모습이 자꾸만 겹쳐진다. 어쩌면 이렇게 닮았을까. 아니, 닮은 게 아니다. 그는 나고, 나는 그다.스물여섯, 그 설렘의 시절"청춘은 인생의 어떤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다." - 사무엘 울먼.. 2025.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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